어제 향로님의 실물을 영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현재 고민들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자이자 인생 선배로서 향로님은 이 혼란함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궁금했다.
공유해주시는 경험으로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얼른 신청하게 되었다.
개발자분들과 함께했던 3시간, 향로님과 함께했던 2시간 동안 감정이 위아래로 요동치며 많은 것들이 정리되고, 또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어떤 고민이 있었고, 어떤 새로운 숙제가 생겼는지 지금 아니면 이 감정들이 조금 희석될 것 같아 정리가 덜 된 채로 책상에 앉았다.
참석하기 전에 나의 고민들은 개인적으로 잘 해나가고 있는지와 이직을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 재직 중인 회사에서 내 가치가 있는지
- 서비스와 내가 성장을 가파르게 할 수 있을지
- 한 개발자로서 잘해나가고 있는지
최근에 향로님의 블로그에서 이직 타이밍에 대한 글을 본 적이 있지만 실제로 들었을 때의 울림은 달랐다. 덕분에 나름대로 생각이 정리되었다.
조직에서 불만족스러운 점들과 만족스러운 점들을 종합해보고, 당장 떠날 만큼 힘들지 않다면 불만족스러운 점들을 개선해보는 것은 어떨까? 계속해서 시도하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재직한다면 조직 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나름대로 현 조직과 나의 위치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었고, 현재 한국 사회와 웨딩이라는 도메인 특성상 성장은 힘들 것 같다는 점을 제외하면 시도해볼 만한 것들이 보였다. 어떤 시도들을 해볼까가 내 새로운 고민거리가 되었다.
비전공, 국비, 고졸이라는 타이틀은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꾸준하게 학습하는 원동력이 되지만 항상 조급함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던 것 같다. 향로님의 연사 중 언급된 전독시의 김독자처럼, 꾸준히 학습하면서 고난을 겪으며 실패하고 해결하는 이 모든 과정들이 쌓여서 결국 위대한 설화가 될 것이라 믿는다.
데스커 라운지에서 준비한 시간 중, 여태까지 본 개발자 중 가장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개발자를 그리라고 했다. 나는 인프런과 유튜브의 로고를 그렸다.
자신의 지식,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개발자는 모두 훌륭하고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위대한 반열(???)에 오르기 위해 작은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쌓아나가야겠다.
향로님은 자신이 CTO라고 불릴 정도의 개발자가 아니라고 표현하셨다. 쪽팔리신다고.
짧게 만나본 것이지만 정말 리드당하고 싶은(?), 같이 일해보고 싶은 분이라고 생각했다. 향로님의 단어 선택, 분위기, 태도 하나하나에 긍정의 힘이 있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고 감히 생각한다. 듣는 내내 치유되는 느낌이었고, 뭔가 종교를 만들어야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무한향로교!.
데스커 라운지에 다녀온 후, 새벽 세 시까지 생각을 정리하느라 잠을 설쳤다. 비록 3시간밖에 못 잤지만,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하고 개운하다. 셰릴 리 랠프라는 미국의 배우가 작년 Critics Choice Awards에서 남긴 수상 소감중에 영감이 되는 말이 있었다.
People don't have to like you.
People don't have to love you.
They don't even have to respect you.
But when you look in the mirror, you better love what you see.
남들에게 보여지는 시선이 아닌,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한다면 자연스레 동료, 조직, 가족 등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줄 수있지 않을까.
많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신 주최, 참여자 분들, 향로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위에서 말했던 것 처럼, 작은 이야기를 하나씩 쌓아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만족할만한 설화를 만들어나가 보자.
2023.04 ~ 백엔드 개발자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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